1. 화자는 게이 남성이고, 직접적으로 접해본 적은 없는 이야기라 더욱 재밌었고 진짜로 현대소설 같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비슷한 세대의 작가가 풀어놓은 이야기라는 게 생생하게 느껴졌다는 말이다. 현실적이고, 현실적인 만큼 당연하게도 구질구질하고, 마음 아리고 또 귀엽기도 한 이야기였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혔다. 티아라 친구들은 진짜 너무 웃겼다. 우리 세대, 나와 다른 색을 가진 사람들이 가진 이야기가 주는 재미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2. 여성 독자로서는 책의 첫 번째 이야기가 재희와 함께 시작한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여성의 이야기와 함께 시작하니 소설 속 화자와 급격하게 친밀해지는 기분이 들어 이후의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다가왔고, 화자의 삶과 사랑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더욱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3. 중간에 어머니가 나오는 편은 건너 뛰고 읽지 않았다. 글이 싫어서가 아니고 엄마 얘기를 읽으면 소재와 상관 없이 그냥 자꾸 내 생각 속으로 빠지게 된다. 내 얘기도 아닌데 엄마와 관련된 어떤 이야기들은 잘 못 견디겠다.
4. 전반적으로 그동안의 보편적 삶과 이야기에서는 주변부에 머물러왔던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정조' 관념이 희박한 여성, '카일리'와 함께 살아가는 게이, '육지'에 오고 싶었던 간호조무사 등등. 오늘은 그저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빠르게 읽었는데 한 번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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