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를 사 놓고 넷플릭스와 게임용으로만 쓴지 6개월이 흘렀다. 게다가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심심하기도 하고, 너무 늘어져 있기만 하는 것도 질려서 이제 좀 생산성 있는 시간도 보내고 싶어졌다. 여기에 놀고 있는 아이패드를 활용하면 좋겠다 싶어서 펜슬을 알아보게 되었다. 정품 애플펜슬이 무슨 16만원씩이나 하다니. 게다가 펜촉도 계속 갈아줘야 한다는데 나는 솔직히 애플이 이렇게까지 부속품을 비싸게 파는 게 너무 싫다. 또 내가 펜슬을 얼마나 오래, 잘 쓸지도 모르겠는데 그만큼 투자할 생각도 없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체품인 짭플펜슬을 알아보게 되었다.
짭플펜슬도 종류가 되게 다양했는데, 가격은 다들 비슷비슷했고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게 루니스 펜슬같아서 루니스펜슬의 17세대를 구매했다. 루니스 펜슬 중에서도 세대별로 종류가 다양하니 설명을 잘 읽어보고 필요한 것으로 사면 좋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나처럼 가벼운 목적으로 쓰기에는 짭플펜슬도 충분하고 오히려 가성비 면에서는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7세대의 가격은 현재 35,900원이고, 해외배송이라서 배송비가 만원이 더 붙는다. 보니까 펜슬 세대(종류)별로 할인이벤트도 진행하는 것 같으니 구매 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는 17세대 할인 이벤트할 때 배송비까지 총 40,900원에 구매했다.
스토어 링크 : smartstore.naver.com/runis/products/4801628967 (내돈내산임)
루니스 펜슬 17세대
- 팜리젝션(손바닥은 말고 펜슬만 인식하는 기능), 틸트(기울여 쓰기 표현) 기능 지원
- 자석 부착 가능
- 전원 버튼이 펜대 중간에 있음
- C타입 충전(무선충전 불가)
- 페어링 없이 전원만 키면 사용 가능
- 충전시간 1시간
구성품은 펜슬과 설명서, 충천케이블, 그리고 여분의 펜촉 하나가 온다. 펜촉 작다고 발견하지 못하면 너무 아까우니까 꼭 확인해보기!
펜슬 중간에 있는 저 버튼이 전원버튼이다. 터치가 아니라 딸깍이며 누르는 버튼이라 잘못해서 전원이 꺼질 염려도 크게 없을 것 같다. 나는 색칠을 하면서 펜을 돌려돌려 쓰다가 가끔 손으로 누를 때가 있는데 그 정도야 뭐...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 정도다. 전원 버튼만 누르면 별도의 페어링 없이 바로 써진다. 켜지면 전원 버튼 옆에 파란색 불이 들어온다.
펜으로 글씨 써보기! 오토스케치라는 그림 앱을 다운받아서 여기에 써보았다. 나는 원래도 글씨를 예쁘게 쓰는 편이 아니라 그냥 딱 내 글씨처럼 써진다. 화면과 펜슬 사이의 거리감이 느껴지지도 않고 딱 종이에 펜으로 쓰는 것 같이 느껴진다. 쓰면서 화면에 손바닥 겁나 문대도 하나도 인식 안되고 좋다.
틸트 기능 테스트를 해봤다. 촉을 세워썼다가 뉘여 썼다가 해보았는데, 저렇게 굵기가 다르게 표현된다. 중간에 끊지 않고 이어진 선을 보면 틸트 기능이 지원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만, 힘을 주는 세기에 따라서 굵기가 다르게 표현되는 '필압'기능은 지원되지 않는 것 같다.
아.. 사진을 좀 이상하게 찍었는데 펜슬을 저 위치에 가져다 대면 자석처럼 철썩하고 강력하게 붙는다. 위치가 맞지 않으면 잘 떨어지는데, 아마 저 부분에서 펜슬을 서성이다 보면 철썩 붙는 위치가 있을 것이다. 맞는 위치에 놓으면 아주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펜슬이 있으니 누워서 아이패드로 놀다가도 잠깐씩 영어공부도 부담 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 확실히 펜슬이 있어야 아이패드를 훨씬 더 잘 활용하게 되는 것 같다. 구매 목적은 영어 공부(노트 작성)와 그림 그리기 정도이지만, 이전에 비하면 이제야 아이패드의 쓸모를 찾은 기분이다.
아이패드를 사면 대고 그리기를 꼭 해보고 싶어서 바로 해보았다. 사실 힐다를 보면서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따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게 펜슬 구매의 동기 중 하나였다.
원본 그림을 맨 밑 레이어에 두고 따라 그려보는 중의 사진이다. 이렇게 보면 은근히 그럴듯하지 않은지? 정말 대고 따라 그리고 색칠만 했을 뿐인데 뿌듯한 기분이 든다. 이 정도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데 있어서 펜슬로 인한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다이소에서 마스킹테이프를 사서 펜촉 보호도 해 보았다. 펜촉이 그렇게 빨리들 닳는다길래 나도 일단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따라해봤다. 신기하게 마스킹테이프를 대어도 잘 써진다. 다만 다이소 마스킹테이프라 그런지 접착력이 너무 약한 것 같다. 자꾸 떨어져서 그림 그리는 동안만 쓰고 다시 떼주었다. 근데 마스킹 테이프가 헐겁게 벗겨진 상태로 대충 써도 인식이 잘 되더라.
결론
가벼운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면 매우 추천할 만하다. 섬세한 기능을 필요로 하고, 일상에서 긴밀하게 쓸 것이라면 정품 펜슬만이 지원하는 기능이 필요할테지만 나는 그렇지 않으므로 가격에 비해 상당히 만족스럽다. 내가 정품 펜슬을 써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아이패드에 부착하여 하는 무선충전과, 힘에 따라 굵기가 조절되는 필압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 같다.
이 정도면 아이패드 사놓고 넷플릭스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활력을 위해 장만할 만 한 것 같다. 펜슬 하나만으로 이것저것을 더 해볼 수 있으니, 조금 쓰다 만다고 해도 아주 큰 출혈은 아닐 것이다. 나는 요새 따라그리기 중독자가 됐다. 따라그릴 힐다 사진을 더 짬짬이 모아봐야지 싶다.
'구구절절 소비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양심까지 챙겨주는 휴대성 최고 스토조 텀블러 (1) | 2021.01.30 |
---|---|
아이노트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 구매 (0) | 2020.12.05 |
드디어 샀다 아이닉 에어프라이어 (0) | 2020.11.15 |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오로바일렌 올리브유 : 천국행 (0) | 2020.09.13 |
크레마 카르타g 구매 후기 (0) | 2020.08.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