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벼래별 이야기

가을날의 풍경

by EBU_이지 2020. 11. 15.
728x90

새로운 일상의 시작을 기대하며 맞는 2020년은 정말이지 그 어느때보다도 얼렁뚱땅 가버렸다. 이렇게 시작될 듯, 정말 이제 시작될 듯 하다가 한 5-6월부터는 다 포기하고 이렇게 한 해가 가겠지 싶었는데... 정말로 가을이 되어 버렸다. 회사 근처 나무들이 모두 노랗고 붉게 물들었다. 

 

며칠 전부터 확진자수가 3-400명에 육박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도 연말 모임을 많이 가지는 편은 아니지만, 친구들 모임과 회사 동기들, 팀 회식 등등이 모조리 와르르 취소될 판이다. 여름에는 날씨 조건상 잘 넘어갔는데 추워지니 이렇게까지 다시 퍼질 줄이야...

 

여튼 얼마 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동기 언니와 함께 밥을 먹고 회사 근처 공원을 걸었다. 벤치에 앉아서 완연한 가을이 왔구나 하고 나무들을 감상하면서 이래저래 수다를 떨었다. 근데 한참 그러고 있자니 우리가 앉았던 벤치 근처 나무에 매미 허물같은 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걸 발견해서 화들짝 놀랐다. 언니가 너무 징그럽다면서 자꾸 가까이서 보면서 나한테 너도 와보라면서, 그 징그러움에 대해 얘기해서 너무 웃겼다. 

 

 

 

 

별 거 없는데 이 날의 풍경이 좋아서 그냥 기록해두고 싶었다. 

 

가을이라 바람이 들었는지, 객관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현재 나의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고 오히려 굉장히 좋은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우울함이 침투하는 게 별로다. 이럴수록 운동하거나 어딘가에 빠져서 내 시간을 열심히 써야 하는데 그러기엔 또 귀찮고... 이 우울함은 결국 내가 누워있다 일어나기만 하면, 몸만 움직이면 어쩌면 바로 해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걸 실천하기가 참 어렵다. 기운차고 씩씩하게 살고 싶은데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 달 쉬었다고 슬금슬금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 자체는 반갑다. 

 

아무튼간에... 올해가 딱 한 달 남았다. 조심하면서 흥겨움과 즐거움은 잃지 않는 연말이 되었으면 싶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