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호캉스를 보내고 나는 바로 친구네 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이제 3개월이 될랑말랑한? 아닌가 삼개월이 조금 넘었다고 했나 여튼 조막만한 하얀 강아지 호분이를 보러 가는 날이었다. 친구 H의 룸메이트가 입양한 강아지인데, H는 강아지한테 덤덤한 편이라 호분이를 그저 개라고만 하다가 최근에 강아지라고 한 번 언급한 걸 봤다. 역시 귀여운 생명체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게야... 그리고 엄청 오랜만에 H를 포함한 트친들을 보는 자리이기도 했다. 나는 체크아웃시간보다 살짝 일찍 나와서 약속 시간보다 한 30분정도 먼저 친구네 집에 도착해서 호분이를 독차지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분이는 아기인데도 정말 조용하고 순했다. 손가락을 물며 장난치는 것마저도 정말 아프지 않게 물어댔고 잘 짖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한창 관심을 주다가도 밥을 먹거나 게임할 때는 관심 대상에서 멀어졌는데 그럴 때도 딱히 보채지 않았다. 품에 안아 올려도 낑낑대지도 않고 한참을 잘 안겨 있고. 내가 강아지를 많이 본 건 또 아니지만 이렇게 얌전하고 순둥한 아기는 처음인 것 같다.
점심은 곱창이랑 찜닭이었다. 둘 다 무진장 맛있게 먹었다. 나는 스무살 정도에 한창 열심히 술 마시러 다닐 때 이후에 곱창을 딱히 찾아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까 너무 맛있어서 왜 이걸 안 먹고 살았는지 갑자기 후회될 지경이었다. 화사 먹방으로 곱창이 한창 뜰 때조차 별 생각 없었는데. 아마 이 집이 엄청 맛있었어서 더 그랬던 거겠지.
곱창을 먹고 컵케이크 후식을 먹으려는데 세븐틴 민규가 먹방 브이앱을 켰다. 모인 친구들 중 다수가 세븐틴 팬이었어서 다같이 즐겁게 보면서 수다를 떨었다. 커피 좋아하는 친구들은 뽀르누 서울에서 커피도 주문해서 마셨는데, 여기 남자 사장님 이름을 딴 라떼가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나는 카페인에 취약하고 라떼는 먹으면 더욱 속이 더부룩해져서 패스했지만 다들 반응이 너무 좋길래 궁금하긴 했다.
먹고는 텔레스트레이션이랑 카멜업 게임을 했다. 정답이 공항이었는데 마지막 답이 부정승차가 되었던 거랑, 차압이었나 압류였나 그게 정답이었는데 내가 그림 보고 블루투쓰라고 써버린 게 진짜 어이 없게 웃겼다. 카멜업은 처음 해보는 경마같은 성격의 게임이었는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봤자 답이 없고 운빨과 감이 좋아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없고 재밌었다. 근데 웃긴게 나는 첫판에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시도를 했던 때 가장 돈을 많이 땄고, 하면 할 수록 안전투자 성격이 나와가지고 막 1등이 30점 넘게 딸 때 겨우 9점에서 그쳤다. 사람 성격 못 속여... 근데 여튼 꽤 즐겁게 했던 보드게임이었다.
보드게임을 하고서는 다들 지쳐서 조금 수다 떨다가 한참 직캠파티를 했다. 케이팝 고인물들이랑 이래저래 수다 떠는 거는 정말 너무 재밌다. 아무리 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타임라인 너머에서만 봤던 S님이랑도 알게 되어서 반가웠고, M이랑도 오랜만에 보아서 정말 반가웠다. 올해 옥수수 피자 같이 먹으러 갔다가 간만에 본 건데, 선명한 보라색의 머리색과 자켓이 정말 잘 어울렸다. 트친구들과 계기를 많이 만들어서 자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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