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퇴사
퇴사는 내게 정말이지 큰 결심이었다. 작년 5월, 처음 회사에 들어가서 다니면 다닐수록 떠나기가 무서워졌다.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과 정규직 자리를 다시 버리고 바글바글 치열한 취업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것은 정말 무모한 일 같았다. 게다가 팀도 잘 만난 편이어서, 상무님과 어쏘 선생님은 무척 좋으신 분이라 신뢰하고 배우며 일하기도 무척 좋았다. 첫 직장에서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며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딱 이것 뿐이었다. 월마다 들어오는 괜찮은 월급과 현재 함께 일하는 팀 외에는 건질 것이 없었다. 팀은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해체되어 다른 사람을 만나 일할 것이고, 회사 내에는 주니어를 인간 취급하지 않는 시니어들 욕이 드글드글했다. 게다가 회사 내에는 약 50여명의 직원 중 여자 상사가 단 1명도 없었다.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만 앞으로 회사의 전망 또한.. 게다가 나는 컨설팅을 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을 이전까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어쩌다 굴러들어오긴 했고, 일도 재미있었지만 계속해서 이 일로 커리어를 쌓기에는 내가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가장 크게는, 원래 가고 싶던 회사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미련이 남았다.
나는 작년에 이미 이 생각을 상무님께 말씀드려놓은 상태였다. 3개월 인턴 기간이 끝난 후 그만두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상무님은 내가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을 이해하고, 배려해주겠으니 선택지를 최대한 많이 가지고 있으라고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나는 작년에 회사를 다니며 아둥바둥 시험을 준비해 하반기에 시험을 쳤고, 필기는 합격했지만 1차 면접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퇴사에 대한 두려움은 오히려 더 커졌지만 결국 작년 겨울 다시 퇴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감사하게도 상무님과 부대표님과의 면담을 거쳐 고민의 시간도 다시 가져볼 수 있었지만 나는 그냥 결심한 대로 회사를 나왔다. 그대로 눌러앉으면 제대로 한 번 더 도전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 미련이 크게 남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2월 15일, 입사 약 9개월만에 퇴사를 했다.
2. 친구 C의 졸업
친구들 중 C가 가장 마지막으로 대학을 졸업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함께한 친구들이었기에 우리 모두가 이제 또 인생의 한 단계를 지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갤러리에 학사모 던지기 실패한 사진이 한가득 많아서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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