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영장에서 친구를 만났다.
초급반에는 다른 반에 비해 사람들이 우글우글 많다. 그 중에서도 어쩌다 보니 말을 나누고 인사하게 된 분들이 있는데, 그 중 한 여자분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나랑 동갑이었다. 나는 운동을 다닐 때 딱히 아는 사람이 없어도 별로 신경 써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친구가 생기고 나니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사실 수영하는 동안 수다를 떨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끝나고 샤워하며 수영장을 나설 때까지 조잘조잘 떠드는 게 즐겁다. 친구는 토요일에 자유 수영을 나올 거라고 한다. 나는 그동안은 시간이 없어서 매번 빠졌다. 요새는 여유로워서 좀 나가면 좋은데 하도 안 나가다 보니까 자꾸 토요일 저녁시간에 약속을 잡아 버렸다. 12월이나 되어야 토요일 자유수영을 나가볼 수 있을 것 같다. 여튼 친구가 생기니까 수영복 새로 사고싶다고도 떠들고 어떤 동작이 안 된다고도 떠들고 다음 주에 생리할 것 같다고 떠들고 아저씨들 가슴 쳐졌다고 떠들고 재밌다.
2. 접영을 배우고 있다.
접영은 팔 동작을 안하고 물 속에서 웨이브 타듯이 발차기만 할 때는 되게 재밌다. 근데 팔과 같이 하는 순간 숨을 못 쉰다. 게다가 내가 그동안 알던 것과 팔 다리 박자가 달라서 엄청 당황스러웠다. 여태까지 알고 있던 건 뭔지? 하도 박자를 모르겠어서 유투브를 봤더니 내가 이상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른 연습 많이 해서 숨 쉬며 접영하고 싶다... 지금은 그냥 얼굴이 밖으로 나왔다 하면 입을 다물고 숨을 안 쉬든가 꼬르륵 가라앉든가 둘 중 하나다.
한참 접영만 연습하다가 자유형이나 다른 수영을 하면 너무 좋다. 물론 다른 것도 힘들긴 한데 확실히 앞으로 쭉쭉 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잘 들어서 그렇다. 근데 아직 체력이 좋지를 못해서 반 레인인 25m만 가도 숨이 많이 찬다. 수영 잘하는 친구들은 보면 몇 바퀴씩 안 쉬고 연속으로 돈다던데 무슨 초인처럼 느껴진다. 아직 그 정도는 바라지도 않는다. 쭉 꾸준히 하다 보면 뭐 숨이 덜 차는 날도 오겠지. 언제 수영하는 친구들이랑 레인이 50m라는 잠실수영장에 같이 가 보고 싶다. 필라테스는 쿠폰제로 띄엄띄엄 수업을 골라 나가서 그런가 뭔가 실력이 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수영은 강습의 연속성이 있어서 더 배우는 재미가 있다. 날씨가 추워져도 당분간은 쭉 다닐 생각이다.
수영복은 하나쯤 더 사고 싶기는 한데 아직 내 수영복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예쁜 다른 수영복을 보지 못했다.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맘에 쏙 드는 것을 찾으면 살 생각이다. 수영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역시 초짜인 내가 하고 싶은 단 하나의 말이 있다면 못생긴 기본 까망 수영복 말고 맘에 드는 예쁜 수영복을 사라는 것이다. 뭐 얼마나 튀는 색을 입든 사실 물 속에서는 딱히 신경 쓰이지도 않을 뿐더러, 맘에 드는 것을 입으면 그냥 즐거우니까.
3. 날씨가 추워지면 만나는 붕어빵
우리 아파트 단지 앞에 붕어빵 아주머니가 나오기 시작하셨다. 나는 수영 끝나고 집에 오면 거의 11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인데 그 시간까지도 영업을 하신다. 이전 저녁시간 때는 인기가 폭발이라 줄이 너무 길어서 사 먹기가 힘든데 이 때는 사람이 거의 없다. 수영 끝나고 오면서 붕어빵 사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몸에는 물론 안 좋겠지만... 그런데 저번에는 한 번 기대에 부풀어서 사먹으러 갔더니 슈크림은 끝났고 팥만 된다고 하셔서 슈크림붕어빵러버인 나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흑흑. 일찍 일찍 사 먹으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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