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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고 싶은 일상

191116 오랜만에 즐거운 주말

by EBU_이지 2019.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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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6 친구들과 쿠차라, 보드게임 카페, 네스트 가스트로바 

 

나는 친구들과 꽤 자주 만나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오랜 기간동안 친구들과 만나지 못했다. 물론 C와는 8월 쯔음 한 번, J와는 얼마 전 잠깐 점심을 같이 먹긴 했지만 여튼 각 잡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논 지는 꽤 되었다. 7월이 마지막이던가. 인턴이 끝난 주말에 다같이 마라샹궈를 먹으러 가려고 했더니만 태풍이 심하게 오는 바람에 취소 되어서 더 그랬다. 나도 친구들도 바쁘기도 했고. 어쨌든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렸던지! 

 

원래 이 날은 친구 C, S와 함께 다로베라는 피자집에 가기로 했었다. 근데 S가 며칠 전 교정을 시작해서 아직 쫄깃쫄깃한 음식을 씹기가 어려워 쿠차라로 메뉴를 바꾸었다. 우리 모두 멕시칸을 좋아해서 뭐가 됐든 좋았다. 나는 처음에 교정하면 카레를 먹으면 안되는지 모르고 씹기 편할 것 같아 인도 커리 어떠냐고 했는데 상식이 없다고 비웃음 당했다. 교정할 때 커리나 카레를 먹으면 노랗게 착색이 된다고 한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엉엉... 여튼 이번에 알았으니 되었다. 

 

C와 S는 부럽게도 같은 직장에 다닌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같이 있는 사진을 보내올 때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친구와 같은 직장에 다니기... 정말 이루어지기 힘든 로망 아닌지! 아무튼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새삼 행복했다. C는 요새 뿌리부터 동글동글 파마를 한 게 동글동글한 얼굴과 어울려서 무척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되었다. 나도 그 머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친구가 평생 그 머리만 하고 산대도 이해할 것 같았다. S는 늘 알록달록하고 기분 좋게 포장된 사탕바구니 같은 사람이다. 사실 S는 귀엽고 활동적인 성향과 다르게 원래 화려한 색의 옷이나 액세서리를 절대 좋아하지 않았다. 나한테는 그게 정말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어쨌든 최근에는 밝은색 옷도 많이 입는다. 여튼 둘의 직장 이야기와 C의 바뀐 PT 선생님, S의 교정 이야기 등등을 나누다가 보드게임을 하러 데블다이스로 갔다.

 

나는 보드게임에 거의 문외한이다. 할리갈리도 어떻게 했는지 가물가물하고... 근데 최근에 트친들과 보드게임을 한 번 해봤더니 내가 못해도 은근히 하는 재미가 있어서 친구들에게도 한 번 가보자고 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딱히 승부욕도 없고 머리도 못 굴리고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해서 게임을 정말 못한다.

 

  • 익스트림 할리갈리 : 셋 중에 손이 제일 늦게 나간다. S가 엄청난 순발력을 발휘해서 카드를 거의 휩쓸다시피 가져갔다
  • 블리츠 : 카드가 두 무더기 있었는데 그 둘 중 좀 더 세분화된 테마가 그나마 나한테 나았다. 그래도 내가 제일 많이 외친 단어는 "으엑!" 이었다. 단어 생각도 안 나고... 이것도 S가 엄청 잘 했던 것 같다.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데 나는 뭐 거의 매 순간 긴장을 풀고 있었다.
  • 루미큐브 : 정말이지 머리가 핑핑 돌았다. C가 이걸 좋아한다고 하는데, 나는 도무지 머리 굴리기가 힘들었다. 나는 스도쿠랑 네모네모로직은 엄청 좋아해서 루미큐브도 구미가 무척 당겼는데 영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헤어지고 나서 앱도 깔아서 해봤는데... 약간 내 길이 아닌 것 같다. 재밌는데.... 누가 꿀팁 좀 알려주면 좋겠다. 메모를 할 수가 없고 머리 속에서 마구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게 너무 어렵다. 
  • 마녀들의 경주 : 주사위와 운에 의존하는 게임이었는데, C가 너무 운이 안 좋게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 했고, 나는 유일하게 이 게임에서 이겨봤다. 오직 운에 의해서... 후후후
  • 펭귄 파티 : 그림이 엄청 귀여웠다. 그래서 괜히 애착이 갔는데, 나는 내 앞길은 물론 모두의 앞길을 폭파시키는 악수를 두는 일을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했다. 그 뒤로 자꾸 친구들이 내가 카드를 내기만 하면 막 웃어서 위축됐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만 규칙이 무척 단순한데도 심장이 쫄깃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다. 

마녀들의 경주 게임판. 친구들이 알아서 나에게 파란 말을 주었다
귀여운 펭귄파티 카드! 나의 최애는 저 초록색 펭귄이다

 

보드게임을 한 뒤 S는 먼저 가고 C와 나는 네스트 가스트로바로 향했다. 이 곳은 키워드보아에 보아의 단골집으로 소개된 곳이다. C는 보아의 팬이고 나는 키의 팬이라서... 한 번 같이 가보고 싶었다. 가서 뇨끼를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시즌 메뉴에 뇨끼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메뉴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었는데 또 생각보다 맛있진 않아서 흑흑... 좀 더 아쉬웠다... 심지어 와인도 글라스로 한 잔 씩 먹는 바람에 후후... 그래도 간만에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즐거웠다. 

 

식전빵이 쫄깃쫄깃하니 엄청나게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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