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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고 싶은 일상

여의도 천지명에서 양갈비 먹고 콧바람 쐬기

by EBU_이지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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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역시 추석 이후로 보지 못한 친구 J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전날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아서 밥을 제대로 양껏 먹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라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무척 맛있게 먹고 수다를 떨었다. 

 

코로나가 심해지고 있는데, 여기는 원래도 테이블 사이에 블라인드가 쳐져 있고, 거리두기 시행으로 한 테이블에 손님이 있으면 그 옆 테이블은 비워두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분위기도 조용하고 서비스도 무척 좋다. 

 

 

우리는 맨 위 디너세트 2번을 시키고, 꼬치는 마라소스로 선택했다. 그리고 레드와인 하프보틀도 팔길래 그것도 추가!

 

에피타이저로 강낭콩죽이 나왔다. 색깔이 약간 보라색이 돌아서 팥죽인가, 블루베리 수프인가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도 못한 강낭콩! 강낭콩 맛이 그대로 나면서도 콩비린내 하나도 안 나고 되게 괜찮아서 순식간에 흡입해버렸다. 

 

 

콜드 파스타 샐러드! 소스 맛이 멕시칸 요리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메뉴판에 보니 멕시칸이라는 얘기가 있네. 기름기 많은 양갈비를 먹기에 좋은 짝꿍이었다. 

 

 

드디어 나온 양갈비! 마늘양념 양갈비가 두 대, 양갈비 석쇠구이가 두대, 그리고 꼬치가 나왔다. 마늘양념을 먼저 먹으라고 접시 앞에 얹어주셨다.

 

전반적으로 먹으면서 든 느낌은, 양갈비 특유의 향 때문에 낯설어하거나 불호를 느끼는 분들이 있을텐데 여기는 그런 양갈비 특유의 느낌이 전혀 없어서 도전해보기 좋을 것 같다. 특히 마늘양념은 그냥 다른 고기를 먹는 맛과 똑같았다. 석쇠구이는 마늘양념보다는 조금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그래도 정말 적은 정도였다. 처음 양고기를 접하는 분들에게는 좋을 수 있는데, 친구와 나는 양갈비 특유의 향을 즐기고 그걸 기대하는 쪽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오늘은 양고기다! 하는 기분으로 가려면 여기보다는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좋을 듯 싶다. 

 

마라소스 양꼬치도 만족스러웠다. 마라맛이 제대로 느껴졌고, 하나쯤 매운 맛이 곁들여지는 것도 만족스러웠다. 나는 매운 맛을 그리 잘 먹지는 못하는데, 나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고기와 곁들여서 먹으라고 나온 새송이 버섯과 아스파라거스, 단호박 등 모두 훌륭했다. 생각보다 아스파라거스가 참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밥 반 공기 정도와 함께 나온 버섯탕.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하나씩 시켜보았다. 둘이 재료는 같은데, 맛별로 성격이 굉장히 다르게 느껴졌다. 고기를 먹고 마지막에 마무리하기 좋은 식사다. 

 

디저트도 있었다. 작은 호두파이와 수정과. 

 

분위기 좋고 조용하고, 특별한 저녁식사를 즐기고 싶을 때 오면 좋을 것 같다. 보니까 만원대의 다른 식사류 메뉴도 있어서 점심 때 찾아 오기도 괜찮아보였다. 다만, 이미 적었듯이 특유의 양고기 맛을 느끼고 싶다면 다른 곳을 추천한다. 

 

J와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IFC로 향했다. J는 여전히 바쁘게 지낸다. 본인이 생각하는 목표가 있으면 바쁜 일정이 예상되어도 뛰어드는 J는 늘 많은 것을 해내지만 그 과정 중에는 어쩔 수 없이 힘들고 피곤한 것 같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기침도 몇 주 째 하고 있던 것 같은데, 건강이 많이 상하지 않고 이 시기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종강하면 또 맛난 것 먹고 쉬러 만나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어찌 될 지 모르겠네. 

 

아무튼 저녁이 되어 칼바람이 부는 여의도를 조금 걸어 IFC몰로 향했다. 가니까 IFC몰은 물론 그 주변도 크리스마스 준비를 화려하게 해놓고 있었다. 나는 워낙 밖을 잘 안 돌아다니고, 친구는 바빠서 그런 걸 보는 것만으로 겨울을 맞이한 도심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무척 들떠해서 좀 웃겼다. 사람이 콧바람은 좀 쐬면서 다녀야지...

 

가장 낮은 층에는 화려하게 꾸며진 흰 트리와 사진스팟이 있었다. 보니 다들 돌아가며 여기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도 질세라고 여기저기에 서서 셀카를 찍고 같이도 찍고 독사진도 찍으면서 놀았다. 나는 분명 오늘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와인 좀 마셨다고 급격하게 체력이 저하되어서 걷기도 힘들어졌다. 저녁도 잔뜩 잘 먹어놓고 무슨 체력이 이따위지? 분명히 요번 건강검진 때 한 인바디에서 신체나이는 내 나이 -1로 나왔는데도 말이다. 

 

먹고 걸으면서 우리 같이 살면 어떨까 부터 나이 먹고는 어떤 형태로 뭘 하면서 살고 있을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현실은 하루하루 그저 살아내고 있지만 그 때는 지금보다 나아졌으면 싶다. 다소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힘들어도 그런 이야기들을 나누어야 속이 시원하고 편안해진다는 것도 신기하다. 아무튼간에... 다음에 볼 때는 J의 기침도 낫고 컨디션을 회복해서 신나게 놀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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