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고 싶은 일상

델리카 한스 딸기케이크와 함께 엄마 생신 파티

EBU_이지 2021. 2. 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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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생일케이크를 뭘 할까! 1월이 되자마자 열심히 고민했다(그렇다 엄마 생신은 1월이었다. 그걸 지금 쓴다). 나도 케이크를 맞춰보고 싶어서 동네에 그런 케이크집이 있나 알아보기도 했다. 이제 이런 맞춤케이크집(?)이 확실히 수요가 많긴 한 것인지 우리 동네에도 괜찮아 보이는 집이 하나 생겨있더랬다. 마치 장난감같이 생긴 이런 집 케이크들이 너무 귀여워서 엄마 생신 때 한 번 도전해볼까 했는데, 맛 때문에 계속 주저하게 됐다. 나는 예쁘고 독특한 케이크 vs 맛있는 케이크 하면 무조건 후자다. 맞춤 케이크집은 어쩐지 맛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우리 동네 케이크집은 열심히 검색해본 결과 다들 맛도 괜찮다고 하고, 재구매 후기도 보았다. 그래서 여기로 결정할까 마음이 기울었지만 그래도 그런 시트나 크림의 맛보다는 무난한 생크림과 폭신한 빵시트가 엄마 입맛에 맞을 것 같아서 결국 포기했다. 

 

그래서 이번엔 맛이 증명된 호텔케이크로 눈을 돌려보았다. 마침 겨울이라 딸기케이크가 마구 나오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난 딸기가 가득 든 호텔딸기 케이크 왜 먹는지 몰랐는데 하도 엄청 맛있다고 하니까 좀 궁금했다. 그래서 그냥 더 이상의 고민을 뒤로 하고 질러버렸다! 

 

사진 참 예쁘게도 찍는다. 

 

여튼, 그래서 나의 첫 호텔 딸기케이크를 델리카한스에서 사 보았다. 네이버에서 예약을 넣어두고 픽업을 하러 갔다. 아니 근데 상자가 따로 2천원이던가? 정말이지 프리미엄가가 아닐 수 없다. 픽업해서 들고 오는데 딸기가 그득그득 들었는지 정말 묵직하니 무거웠다. 

 

 

짜잔! 정말 딸기가 아낌없이 가득가득 들어있었다. 원 없는 딸기 파티! 비주얼은 정말 특별한 날의 케이크로 딱이다. 

 

 

정말이지 푸짐한 딸기다. 시트는 일반적인 폭신폭신한 쉬폰케이크보다는 살짝 더 단단한 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딸기와 크림을 지탱하려면 그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 호텔 딸기케이크가 맛있는 이유는 크림은 뭐 당연한 거고, 엄선된 맛있는 딸기에서 오는 맛이라고 하던데, 나의 감상은... 생각보다 그냥 그랬다. 나는 과일을 좋아하지만 새콤한 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딸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종류의 과일은 아니다. 그래서 혹시나 호텔 딸기케이크는 정말 당도가 높고 달콤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맛이었다. 딸기 자체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맛있게 먹었겠지 싶다. 우리 엄마는 맛있게 드셨다. 

 

이 뒤로는 케이크와 상관 없는 여담을 잠깐 적어보려고 한다. 올 1월에는 엄마랑 같이 엄마 겨울 옷 쇼핑을 했다. 그동안 마음 쓰였던 게 엄마한테 두꺼운 겨울 코트랑 롱패딩이 없었던 거였는데, 이번 기회에 모두 기분 좋게 장만할 수 있었다.

 

참 이상하게도 엄마 겨울 옷을 본격적으로 같이 골라 본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것저것 입어보면서 우리 엄마는 어떤 코트가 잘 어울리나 보는데 내가 여태 이런 것도 모르고 살았나 싶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엄마한테 잘 어울리는 코트를 고르는 과정이 무척 기분이 좋기도 했다. 엄마도 내가 옆에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면서 열심히 관여하니까 기분이 좋으셨던 것 같다. 결국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서 집에 오는데 새삼 뿌듯했다. 물론 코트는 이모가 선물주시는 거였지만은.. 엄마한테 예쁜 옷 턱턱 사줄 수 있는 딸이 되고 싶었다. 다행히도 며칠 뒤에 엄마가 합리적인 가격대의 좋은 롱패딩을 발견하셔서 그건 생일선물로 사드릴 수 있었다. 코트를 고른 뒤 느꼈던 약간의 찝찝함마저도 그걸로 조금 풀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못난 딸의 마음이 좋았다. 으휴 평소에나 좀 잘하지 이런 걸로 안도하는 것도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쨌든! 엄마 코트를 고르면서 느꼈던 감정이 참으로 복잡다단했어서 이 얘기는 꼭 남겨놓고 싶었다. 시작이 늦었든 어쨌든 앞으로는 별 새삼스럽지 않을 일이 될 수 있겠지. 그럴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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